어제 축구장에 갔었습니다.

예전과 달리 K리그가 참 재미나더군요. (1999년도 쯤 광양에서 본적이 마지막입니다.)
재미났던 이유가 여럿이 있지만, 일단 구장이 전용구장이라서 박진감이 넘치고
실력도 많이 나아졌고, 뭐니뭐니해도 서포터즈의 응원이 볼만했지요.

어제만해도, 전반전까지 0-0이라서 오늘은 허탕이려나 하는 순간,
후반 시작하자마자 인천이 2골을 내리 넣고, 허탈할 새도 없이 다시 숨가쁘게 몰아붙여
세골을 넣어 수원이 짜릿하게 역전을 했으니까요.
원래 하려던 이야기는 축구 경기가 아니고..
전 서포터즈의 응원을 유심히 봤습니다. 참 흥미롭고 신나고 즐거웠지요.
우리나라 상황과 다소 안맞긴 하지만, "축구는 전쟁이다"라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원정온 인천팀이 소수지만 강한 기세로 "필!승!", "수원~ 꺼져~" 등의 도발적 구호로
싸움을 걸었고, 처음엔 느긋하게 받던 수원의 응원단이 포효하듯 함성으로 기세를 꺾는
모습이 총성만 없을 뿐 공성전의 묘미가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축구선수는 서포터즈간 전쟁을 대리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악의없이 과장된 제스쳐로 서로를 약도 올리고 자기팀을 열성적으로 응원하기도 하는
모습이 즐거웠습니다. 또한 응원리더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전황에 따라 적절한 응원 도구와
구호등을 사용해서 전열을 가다듬고 기세를 놓치지 않도록 세밀히 조율하는 모습도
새겨볼만 했지요.
또한, 여기저기 펄럭이는 깃발도 싸움전의 기치와도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후반 시작하자마자 연막탄과 불꽃이 피어나고 연기가 자욱하니 전장의 분위기는
더했습니다. 흡사, 공격팀이 최후의 결전을 두고 자기 진영에 불을 지른듯했습니다.
그러자마자 원정팀이 두골을 넣으니 기습에 의해 성을 다 점령한 듯도 보였지요.
나중에 홈팀이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물량전과 인해전술로 나와 전세를 역전시키는
모습은 마치 반지의 제왕에서 간달프가 떼구름 같은 병사로 언덕밑을 짓치고 내려가던
기세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스트레스가 확 풀릴정도로 신나고 유쾌한 싸움이었습니다.
유럽의 열기만은 못할지라도 성숙되고 세련된 축구문화에 새삼 감명받았던 그런 날이었습니다.
-by inuit

예전과 달리 K리그가 참 재미나더군요. (1999년도 쯤 광양에서 본적이 마지막입니다.)
재미났던 이유가 여럿이 있지만, 일단 구장이 전용구장이라서 박진감이 넘치고
실력도 많이 나아졌고, 뭐니뭐니해도 서포터즈의 응원이 볼만했지요.

어제만해도, 전반전까지 0-0이라서 오늘은 허탕이려나 하는 순간,
후반 시작하자마자 인천이 2골을 내리 넣고, 허탈할 새도 없이 다시 숨가쁘게 몰아붙여
세골을 넣어 수원이 짜릿하게 역전을 했으니까요.
원래 하려던 이야기는 축구 경기가 아니고..
전 서포터즈의 응원을 유심히 봤습니다. 참 흥미롭고 신나고 즐거웠지요.
우리나라 상황과 다소 안맞긴 하지만, "축구는 전쟁이다"라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원정온 인천팀이 소수지만 강한 기세로 "필!승!", "수원~ 꺼져~" 등의 도발적 구호로
싸움을 걸었고, 처음엔 느긋하게 받던 수원의 응원단이 포효하듯 함성으로 기세를 꺾는
모습이 총성만 없을 뿐 공성전의 묘미가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축구선수는 서포터즈간 전쟁을 대리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악의없이 과장된 제스쳐로 서로를 약도 올리고 자기팀을 열성적으로 응원하기도 하는
모습이 즐거웠습니다. 또한 응원리더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전황에 따라 적절한 응원 도구와
구호등을 사용해서 전열을 가다듬고 기세를 놓치지 않도록 세밀히 조율하는 모습도
새겨볼만 했지요.
또한, 여기저기 펄럭이는 깃발도 싸움전의 기치와도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후반 시작하자마자 연막탄과 불꽃이 피어나고 연기가 자욱하니 전장의 분위기는
더했습니다. 흡사, 공격팀이 최후의 결전을 두고 자기 진영에 불을 지른듯했습니다.
그러자마자 원정팀이 두골을 넣으니 기습에 의해 성을 다 점령한 듯도 보였지요.
나중에 홈팀이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물량전과 인해전술로 나와 전세를 역전시키는
모습은 마치 반지의 제왕에서 간달프가 떼구름 같은 병사로 언덕밑을 짓치고 내려가던
기세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스트레스가 확 풀릴정도로 신나고 유쾌한 싸움이었습니다.
유럽의 열기만은 못할지라도 성숙되고 세련된 축구문화에 새삼 감명받았던 그런 날이었습니다.
-by 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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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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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었겠네... 근데 사진 찍느라 혹 관전에 지장이 있지는 않았남??
전혀.. 사실 좋은장면은 거의 놓쳤다고 봐야지.. -_-
예전에 축협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보고 내 홈피 축구 게시판에 불펌했던 글...
사진은 유로 2004 스웨덴-불가리아 경기 중 하프타임 때 관중석의 한 장면인데 경기 동영상 다운받아 보던 중에 캡처한 것. "축구장에서는 축구만 보나" 의 한 예로서... 남자의 손이...
---------------------------------------------------------------------
[11456] 축구문화의 사회적 형성 1
등록자 : 신동일(인쉬알라) 조회수 : 650
등록일 : 2003-05-25 11:57:11
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특히 한국에는 공설운동장이 적지않게 있는데, 왜 그런
시설들이 축구에 할애되지 않고 놀려지는가, 축구협회는 왜 아마추어의 저변확대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가, 왜 프로축구팀이 자생적인 태동을 할 수 있게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지 않는가, 어째서 250억이라는 서울연고지 입성금을 없애지 않는가하는
의문을 하신 점에 대해 일단 공감합니다. 저도 축구팬으로서 참으로 그런 점이
답답하였으니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사회의 미숙성 때문이라고 봅니다. 프로축구에 관해
말하자면 투자재원 부족이라고도 할 수 있죠.
유벤투스가 어떤 내력으로 창단되었는지 아시죠? 북부 이탈리아의 공업도시
토리노의 청년노동자들이 결성한 동네축구팀이 출발이었다죠. 축구를 즐기던
청년들이 카페에서 의기투합하여 우리 한번 클럽을 만들어보자하고 작심하고
자기들끼리 조직을 결성하여 경기상대를 구하여 홈앤어웨이 시합을 합니다. 당시
이탈리아에는 이렇게 많은 동네축구 클럽들이 있었고 각 팀들은 아주 초보적인
형태의 사무국과 경기부의 기능을 갖고 있었습니다. 사무국은 선수 모집, 경기
주선, 경기 장소 확보, 후원자 물색같은 업무를 담당하고 경기부는 대체로 주장이
겸직하는 코치와 형님 동생의 사이로 얽혀진 선수단이 있었던 것입니다.
유럽의 축구클럽은 시민민주주의의 소산입니다. 나의 운명은 내가 결정한다는 강한
자율성을 가진 시민들이 각지에 축구클럽을 만들었고 많은 노동자들이 몰려살았던
토리노시에는 유벤투스(이 뜻은 '청년들'이라고 하죠)말고도 허다한 자생적
클럽들이 각자의 자존심을 걸고 축구시합을 벌였던 겁니다. 경기가 벌어지는
장소는 동네 공터였겠죠. 각자 명동파 토리노, 충무로파 토리노, 남대문파 토리노,
동대문파 토리노식으로 좋아하는 이름을 붙였고 유벤투스 토리노도 그 중 한
팀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은 모두 토리노라는 시민공동체를 표방하였던
것입니다.
유럽의 축구협회는 그런 자생적 조직의 연합체입니다. 자생적이라는 것의 속성이
뭘까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댓가를 바라지않고 내 좋은 일 내가 한다는
의식입니다. 일례로 붉은악마는 자생적 조직인데 뭘 바라고 서포팅하는 게 아니죠.
처음 그들의 서포팅 장면을 본 사람들은 '저 사람들, 어느 회사 판촉요원인
모양인데 일 한번 빡세게 하네. 수당깨나 나가겠네..'하고 생각했을법 합니다.
그것이 붉은악마 초창기의 사회풍토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자발적 응원이 한국의
기존 축구문화에 준 충격은 적지않았습니다. 그것이 자발성의 위력입니다. 유럽의
FA컵 경기는 사실 그 수준이 K리그보다 나을 것도 없지만, 그 FA컵에 몰리는 그
많은 관중들은 축구를 축구 자체로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이해할 수 없는
사회현상입니다. 우리는 그런 유럽인들의 축구사랑을 보며 그 겉모습을 동경하고
부러워합니다.
토리노시에서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난 축구 클럽들은 시합을 통해 왕좌의 패권을
다투었습니다. 그게 사람의, 특히 피끓는 젊은이들의 특징이죠. 시라소니가 김두한
주먹 세다는 소식 듣고 한판 붙어보자고 무작정 상경할 때 무슨 댓가를 바라고
주먹질한 것이 아니라 주먹싸움 자체를 즐겼기 때문이듯이, 그들은 잦은
축구시합을 통해 축구를 축구 자체로 사랑하며 인간의 내면에 자리잡은 거친 야수성을
스포츠맨쉽으로 승화하였던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유벤투스는 토리노 축구클럽
가운데 왕좌에 올랐고 '너희는 우리 토리노를 대표하는 축구클럽'이라는 공인을
토리노 시민사회로부터 확득하게 됩니다.
관중은 누구였을까요? 처음에는 유벤투스 클럽선수들 자신이 관중이었겠죠. 벤치에
앉은 후보선수들이 응원단을 겸했던 겁니다. 그리고 선수들의 가족 친구 애인
등으로 관중폭이 확대되다가 유벤투스가 토리노 축구계의 총아가 되었을 때 축구를
좋아하는 토리노 시민들이 자연스레 축구팬으로 흡수되었던 겁니다.
누가 클럽의 사무국을 맡았을까요? 처음에는 선수들 자신이 사무요원을 겸했습니다.
그러다가 너희 선수들은 운동만 해, 대외교섭은 우리에게 맡겨 우리가 해줄께하는
지지층들이 나섰습니다. 교회의 신부님 축구를 좋아하는 동네 빵집 아저씨
축구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선수의 친지들이 그들이었습니다. 그들 역시 자신들의
활동에 무슨 댓가를 바란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축구가 좋아서 그렇게 한 것이죠.
이탈리아에서는 축구를 '칼초(calcio)'라고 부릅니다. 칼초는 영국에서 확립된
축구와 다른 룰을 갖고 있는 운동이었는데 다른 대륙에 비해 면적이 좁고 인적
교류가 왕성했던 유럽에서는 영국에서 확립된 근대 축구규칙이 전파되면서 마침내
통일된 룰 속에 광역화된 축구시합, 즉 국가대항전이 태동하게 됩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조직된 단체가 FIFA입니다.
축구라는 운동은 원래 인간의 본성(집단적 작업으로서의 사냥, 전쟁, 유희본능)에
근원을 두는 현상입니다. 현상이란 눈에 보이는 것을 뜻하는 철학용어인데, 간단히
말해 인간의 의식이 외면화된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유럽뿐 아니라
전세계 어디를 가도 축구와 유사한 민속이 있지만 유럽은 세계 최초로 통일된 룰을
갖고 클럽대항전을 벌일 정도로 현대사에서 성숙한 단계를 개척해갑니다.
그 과정에서 각자의 영웅주의와 아집이 대결하기도 하였지만 우승열패(優勝劣敗)의
경쟁원리와 룰을 존중하는 스포츠맨쉽이 그 소영웅주의와 아집의 혼란상을
극복해갑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 최선을 다해 경쟁하되, 경쟁의 룰을 존중하고
결과에 승복
와우 길다.. 겨우 읽었네.
축구팬이 쓴글이라는 느낌이 팍팍오지만 재미있었다.
그나저나.. 사진의 남녀는 참 무아지경이로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