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시나리오

Culture 2004/11/2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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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김진명이라고 하면 더이상 무슨 소개가 필요하겠는가?
다른 책은 접고서라도(사실 읽지도 않았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라는 작품 하나로 문단의 신성으로 등극하는 동시에 음모론의 공론화라든지 민족주의의 상품화라든지 무수한 화제의 주인공이 된 소설가다.

그가 미국의 국제정책의 음모를 제기하고 나섰다.
때마침 책이 나온 것도 주한미군의 급작스러운 철수설이 나돌던 아마 5월쯤이었을게다. 기막힌 히트다.
나도 그 무렵 이책을 한번 읽어 봐야지 메모만 해놓고 잊고 지내다가 이번 주말에야 보게 되었다.

첫인상이 중요한 것은 그만큼 지우기가 힘들어서겠지.
무궁화.. 류의 치밀함은 바라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많이 허술하다.
시작부분에 이휘소박사에 비견되는 애국 정열의 화신이 사망하는 데서 시작하는 도식성이야 현실의 세계에서 소설의 세계로 자연스레 이끌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해도, 각기 굴러가는 궤적이 끝에 정교하게 맞아 떨어지며 음모의 전체가 드러나 줘야하는 기본 설정은 맞춰 줘야 하는 것 아닌가. 결말이 열려서라기 보다는 중반이후부터 스토리를 전개하는 힘이 부쩍 떨어지면서 황급히, 그리고 어설프게 끝이 나니 읽고나서 당황스럽기 그지 없었다. 3권이 혹시 없나 찾아볼 정도였으니까.

김정일과 부시를 동시에 만족시킬 만한 아이디어가 다소 치기 어림에도 그럴듯하다고 스스로 자족하고 넘어갈때부터 문제가 꼬였기도 하지만, 결국 가장 큰 품질 불량은 소설의 제목이자 음모론의 실체인 '제3의 시나리오'가 전반부의 무게에 비해 턱없이 흐지부지 처리되었기 때문이다. 눈씻고 찾아봐도 시나리오에 대한 명확한 언급은 아마 반페이지 안되는 부시와 검은세력간의 대화에서 유추할 도리밖에 없다. (그 역시 일반적인 상상의 수준을 넘지 않는다.)

전작의 함량으로 미뤄보아 작가의 역량이 부족했을 거하고는 단정하지 않는다. 또한 몇개월전에 작업을 시작해야 하는 소설의 특성상 미리 나온 단편적인 뉴스 몇가지로 2004년 여름의 상황을 미리 잘 서술했던  감각은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미국의 의중이 세상에 공표되어 시기를 놓치기 싫었던 탓에 황급히 마무리를 짓지 않았을까 생각해볼 밖에.
또 모르지..
소설속 소설가처럼 진짜 소설가가 미국의 압력을 받아 최소한의 저항으로 흐지부지 마무리를 짓는 정치적, 음모론적 설정을 택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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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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