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하면 떠오르는 수 많은 명물이 많습니다. 앞에서 소개한 보헤미안, 음악가, 프라하의 봄등이 있지만 제게 체코는 별과 같은 맥주의 나라입니다.
맥주의 4대천왕을 꼽자면 어디일까요?
독일이 그 첫자리라는데는 이견이 없을겁니다. 그 다음 자리는 벨기에입니다. 가장 맛난 맥주를 만들지요. 독일은 순수법(Purity act)에 의해 일체의 첨가물을 못 넣고 단지 순수한 물과 보리 또는 밀, 홉을 이용해 맥주를 만듭니다. 그러나 벨기에는 그런 제한이 없기에 갖은 재료를 다해 재주를 부리기에 뛰는 놈과 나는 놈의 대결 양상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벨기에 맥주를 아주 좋아합니다만, 맥주의 정의(definition)에 충실한 독일 맥주를 그 첫자리에 놓습니다. 사실, 아침부터 맥주를 음료로 마시는 독일인의 맥주사랑도 한 몫 하지요.
맥주 사랑으로 4대천왕의 자리를 다툰다면 오히려 체코가 그 첫자리를 차지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인당 맥주 소비량 1위는 체코고, 그것도 2위 독일을 거의 두배 이상 차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체코가 그냥 소비로만 맥주 4대천왕에 슬금 이름을 올릴 수는 없지요. 체코는 원시 맥주를 처음 만든 몇 지방중 하나일만큼 역사가 깁니다.
무엇보다, 체코는 서양 맥주의 근원이지요. 독일 맥주의 양대 산맥이라면 보리로 만든 필스너(Pils)와 밀 맥주 (Weissbier)를 칩니다. 바로 이 필스너의 어원이 체코 플젠(Plzen)입니다. 플젠은 프라하 인근의 도시입니다. 이 이름이 독일로 수입되어 맥주의 카테고리 명이 되었지요. 그래서 진짜 플젠 지방의 원조 필스너는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합니다.
제가 말로만 듣던 그 필스너 우르켈을 마시다니, 감격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필스너 우르켈 드래프트는 그 맛이 정말 독특합니다. 보리 맥주임에도 불구하고 밀 맥주 특유의 부드러움이 가미되어 쌉쌀함과 조화를 이룹니다. 제가 독일, 네덜란드등 북쪽 지역에서 다양한 필스너 계열을 정말 많이 마셔봤지만 어디 맥주와도 비교해서 설명하기 어려운 특유한 풍미가 있습니다. 마치 기네스 맛을 다른 맥주와 아무리 비교해도 말로 다 설명하기 힘든 것과 같습니다.
체코 맥주에 대해 유명한 또 하나 이야기는, 부드바(Budvar)입니다. 이 또한 지역 이름인데 이를 영어식으로 표현하면 버드와이저(Budweiser)지요. 이건 필스너처럼 오랜 세월 동안 굳어진 보통 명사가 아니라, 미국 회사가 훔쳐다 쓴 셈입니다. 그래서, 수십년 묵은 상표권 분쟁이 있었고, 유럽에서는 버드와이저라는 상표를 그 미국회사가 사용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월드컵, 올림픽 후원사가 되어도 유럽에서는 버드 라이트 등 하위 제품 상표만 사용 가능합니다.
이쯤되면, 맥주 4대천왕의 셋째 자리에 체코가 무색하지 않지요? 넷째 자리는 여러분께서 마음대로 정해도 재미있겠습니다. 제 마음속 넷째 자리는 확고합니다. 이 부분은 추후 포스팅에서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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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체코에 갔을 때, 필스너우르켈 보다는 부드바이저를 주로 마셨습니다. 지금은 국내에도 들어온 필스너의 병맥주 맛은 진하고 좋지만, 드래프트로 먹었던 당시에는 필스너보다 부드바이저의 맛이 더 좋았던 기억입니다.
체코 여행의 목적 중 1순위가 카를교 걷기가 아니라 맥주 먹기였으니까요...
지금은 맥주 맛이 가물가물하여 한번 더 가고 싶은 마음뿐이지만 말이죠.
4번째는 아마도 영국이겠죠? 그냥 영국이라고 하면 그렇고 아일랜드...
우르켈은 병맥주보다 드래프트가 제게 더 감명 깊었습니다.
그리고 말씀 들어보니 부드바를 마실 기회가 없었던게 한스럽군요. rainism님도 맥주 애호가신가봐요. 저랑 비슷합니다.
그나저나 제 마지막 답에 어찌 그리 근접하셨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