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기에, 그 동안 수고한 협상팀에 큰 선물을 하나씩 해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미국에만 나는 특산품 -_- 아이패드지요.

비행 전, 오전 시간이 남아 워싱턴 기념탑 잠깐 돌아보고 바로 애플 스토어로 갔습니다. 무슨 일인지, 애플스토어가 DC 시내에는 없고 포토맥 강 건너 버지니아 사이드에 있더군요. 

매장 관리자에게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아이패드 주세요. 3개!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 산다면, 앉아서 녹차라도 한잔 하시라고 할 법한데, 오히려 심드렁합니다. 무슨 모델 찾냐고 되묻습니다. WiFi 32GB 달라고 하니 재고가 있는지 체크를 해보겠다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오.. 이렇게 마음을 졸이게 해서 애플의 충성도를 높이려는 거?)
사실 몇 주 전까지 아이패드 품귀라, 그냥 매장 가서는 못사고 미리 전화 예약하고 pick-up만 가능하다고 듣긴 했지만, 그거야 발매 초기의 일이니 말입니다.
없어요. 32GB는 커녕 어떤 용량도 WiFi 모델은 없어요. 하지만 WiFi+3G는 많습니다.
 (뭐시라??)
3G는 어차피 가져가봐야 개인 전파인증 받아야 KT에서 받아주는게 그 비용만도 50만원가량 듭니다. 그리고 매월 요금을 내야지요. 아이폰과 통합요금이 생긴다고 듣긴 했습니다만. 
아무튼 사용 하기도 어렵고 사용계획도 없는 3G 기능이추가되면서 각 모델당 $130이 비싸집니다.
아저씨. 3G는 한국 가면 쓰지도 못하는 기능인데 이거밖에 없으면 어찌합니까.
해서 인근 매장에 재고 있는지 체크를 부탁했습니다. 거기도 와이파이 모델은 없다네요. 미국에서도 AT&T 데이터 플랜 들어야지만 사용가능한지라, 용도가 딱히 떨어지는 3G 모델은인기가 없나봅니다. 예약을 하면 다음날 픽업할 수 있는지 물었더니 일주일 걸린다고 합니다.

이거 아이패드 못 사고 귀국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결단을 내립니다.
그냥 주세요. ㅠ.ㅜ
정말, 울며 겨자먹기로 삽니다. 애플이 독점력을 너무 과용한다고 툴툴대며 카드를 꺼냅니다. 휴대용 카드단말기를 들고 계산하러 온 여직원 무뚝뚝하게 말합니다.
이름 써 있는 카드와 사진 있는 아이디를 보여주세요. 카드 하나당 두대 밖에 안 팝니다.
이 무슨 소리? 이건 회사에서 나오는 포상이라 법인 카드로 사야하는데, 개인 아이디로 인증이 안된다고 거절입니다. 그냥 가랍니다. ㅠ.ㅜ

어쩔 수 없이 회사가서 정산할 요량으로, 개인 카드를 꺼냈는데 이번엔 한국 아이디가 문제입니다. 한글을 못 알아보니 인증이 안된다고 안 판답니다. ㅠ.ㅜ
마침 내 아이폰에 여권 커버 페이지를 찍어 놓은 것이 있어 간신히 두 대 통과. 나머지는 신분인증이 안 되어 영문 명함 가지고 구걸하듯 같은 이름이라고 설명해가며 한 대를 더 샀습니다. ㅠ.ㅜ

우여 곡절 끝에 아이패드는 샀고, 케이스를 사려고 각자 골라서 계산하려는데 줄이 깁니다. 아까 아이패드 계산해준 아가씨에게 휴대단말기로 계산 좀 해달랬더니, 냉랭하게 손가락질만 합니다.
(거기 줄서라고.)
(오늘 산 게 얼마인데 좀 해주지 그걸 또 줄 세우냐? ㅠ.ㅜ)
나중에 매장 관리자가 와서 특별히 돈을 받아 줍니다. -_-

다소 재미삼아 썼지만, 솔직히 매우 불쾌한 구매경험이었습니다. 애플 스토어에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애플이 지금은 독점적인 위치지만 언제까지 이런 마인드로 공급자 우위의 정책을 펼칠지 두고 볼 일입니다. 잡스 옹 돌아가시면 끝날 일인걸. 요즘 데스그립 또는 안테나 건만해도 같은 마인드를 읽을 수 있어, 씁쓸합니다. 

그래도 기를 쓰고 사는 심보는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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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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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궁시렁 2010/07/17 1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애플의 위엄 어허허;;;

  2. BlogIcon zingle 2010/07/17 1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에만 나는 특산품에서 뿜을 뻔했습니다. ㅋ

  3. BlogIcon 고어핀드 2010/07/17 1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에서만 나는 특산품 (2)

  4. BlogIcon 칫솔 2010/07/17 11: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이유란.. 뽐뿌 아니겠습니까~ ^^;

  5. BlogIcon mindfree 2010/07/17 13: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과모양이 제품에 그려져 있으나, 먹지 말고 손가락에 양보하라는 그 유명한 특산품이군요. 위대한 기업이 몰락한 것에 대한 짐 콜린스의 새 책이 나왔던데, 그걸 사서 애플이 몰락할 가능성을 살펴봐야겠습니다.

  6. BlogIcon 바다인어 2010/07/17 15: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 참 사지 맙시다 콧대를 꺾읍시다 하고 싶지만 ... 어휴 ㅠㅠ

  7. 코미 2010/07/17 2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두 기회만 된다면... 줄을 몇번이고 서서라도^^ 아이패드 갖고파요~~~ ^^*
    실은 아이폰4도 갖고 싶답니다- 대체 정부 승인 문제는 뭘까요.
    death grip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사실 직접 써보지 않고는 뭐라 판단하기 어렵고, 다른 intenna phone들에도 다들 있는 문제니까요. 당장 샤인폰만 해도 그런 문제가 정말 많았었는데 말예요. 덕분에 범퍼 꽁짜로 받을 수 있다니 좋아요! ㅎㅎ
    아무튼... 부럽습니다. ^^*

    덧니> 저도 잡스아저씨 사라진 애플은 과연 어떻게 될런지 몹시 궁금한 일인입니다. ^^

    • BlogIcon Inuit 2010/07/17 22:10  댓글주소  수정/삭제

      엥. 코미님도 그정도 중독 말기 증세신가요. ^^
      저도 애플 밉다하면서 아이폰4 나오면 바로 지를 준비 다하고 있습니다. 한달가량 미뤄진듯 해서 좀 그렇네요. ;;;

  8. BlogIcon 레이먼 2010/07/18 07: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잡스 옹도 요런 서비스를 실태를 알겠죠?
    과하게 배짱 부리다간 멀지 않은 앞날에 쪽박 신세가 될텐데...

  9. BlogIcon 띠용 2010/07/19 0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애플의 위엄이네요.ㄷㄷㄷ

    • BlogIcon Inuit 2010/07/19 00:26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 말이에요. -_-
      그나저나 띠용님 잘 지냈나요. 월드컵도 지났고 슬슬 휴가철이네요.. ^^

  10. kalms 2010/07/19 13: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아침에 지하철에서 어떤 아가씨가 선 채로 힘들게 터치하는 걸 보면서
    저게 어디서 났지? 했는데 ...
    받으시는 분들은 정말 좋겠어요 ^^

    • BlogIcon Inuit 2010/07/19 22:52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이패드 실제로는 한손에 오래들기 불편할정도로는 무겁네요.
      소파에서라면 얼마든지 오케인데, 지하철은 좀.. 아가씨 팔뚝심이 쎈가봐요. ^^

  11. BlogIcon OnTheWheel 2010/07/19 16: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로 저런 독단과 폐쇄성 때문에 길게 보아 안드로이드 진영의 승리를 점치는 분들이 많죠... 저도 그중 하나입니다. 역사는 반복되는 법이니까요 ㅋㅋ (그렇다고 구글빠는 아닌... ㅎㅎ)

    • BlogIcon Inuit 2010/07/19 22: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안드로이드 진영의 개방성이 돋보이지요. 하지만 안드로이드 진영의 약점은 통제가 없어서 지나치게 갈래가 많아지는 점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일장일단이겠죠. ^^

  12. BlogIcon 정용민 2010/07/20 1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든 기업들이 자신의 (독)과점시절 오만이나 기분좋음은 일단 즐기고 보는 것 같습니다.

    몇십년전 오비맥주도 시장점유율 70%이상 갈 시절 딱 그랬었죠. 20대 대졸 영업직원이 아버지뻘 되는 도매상들에게 접대받고, 명절때 도매상들에게 다트던지게 해서 맥주물량 할당 주던 때가 있었더랬죠.

    당연히 도매상이나 소매상들이 '언젠가 한번 때가 되면...'하는 원성들이 쌓여 외적 자극(두산전자페놀+하이트 암반수 역공)에 단숨 무너져 내렸답니다.

    그래도 그 때 당시가 좋았다는 오비맥주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 걸 보면...독과점이나 과점은 언제나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

    • BlogIcon Inuit 2010/07/20 23:41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좋은 사례를 공유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기업의 로망은 독과점인데, 전략상 나쁜 선택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그 상황을 지나치게 즐기는건 반드시 댓가를 치르게 될듯 합니다.

  13. BlogIcon minyo 2010/07/20 19: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래 나쁜 남자가 더 매력적이잖아요~ 호홋!
    우리 사장님 방에도 하나 있는데(법인에서 보내온 거) 안쓰시는 거 같아 저희가 몰래 들고 나와 부서 사람들이 돌려쓰고 있음. 주말에 스타벅스에 앉아서 iPad 갖고 놀고 있으면 여자들이 쳐다본다나 뭐라나... -.-; ㅋ

    • BlogIcon Inuit 2010/07/20 23:44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게 슬쩍 갖고 나와도 안들키나봐.. ^^
      아이패드가 실제로 써보면 재미는 있더군. 아이폰과 다른 매력은 있어. -_-;

    • BlogIcon minyO 2010/07/21 0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단 사장님은 집무실에서 그 녀석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계심. 물론 회사 밖으로 들고 나오려면 보안상 반출결재는 받아야 하는데, 결재해 주시는 분도 나쁜 남자의 매력에 빠지신 분이라... ㅋㅋ

    • BlogIcon Inuit 2010/07/25 22:56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장님께는 그닥 필요하지 않은 물건인듯 하니, 잘 갖고 노는게 회사에도 도움되는 일이겠네. ^^

      휴가는 다녀왔니. 맥주 한잔 하자.

  14. Cookins 2010/07/29 15: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데 사실 꼭 애플이 아니더라도 한국에서 오신 분껜 미국 매장이 좀 불친절하게 느껴질 순 있어요. 특히 동부 지역은 더 심하죠. 가게에서 물건 사면 팍팍 던지는 일도 많은데 그건 15년 산 지금도 잘 적응이 안 됩니다. 물론 애플 매장이 특히 친절한 매장이 아니긴 합니다. 워낙 사람도 많고 계산도 소위 지니어스들이 단말기 들고 와서 해 주는데 그냥 다른 곳처럼 줄 세웠으면 좋겠다 싶구요. 암튼 3대 모두 구입해 돌아가셨으니 다행입니다. :)

    • BlogIcon Inuit 2010/07/29 21: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국의 팁 문화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합니다. 최소한의 서비스를 보장받기 위한 고육책. ^^;;

  15. Jeremy 2010/08/10 18: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정말 억지로 기다리게 만들어서 기대감을 부풀리는 건가요?? 안드로이드폰을 너무 잘 쓰고 있는데, 아무래도 책 보기도 편하고 ibook 떄문에 아이패드는 탐나더라구요. 들어오면 꼭 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 조합을 만들어 주리라 생각중인데.. ^^

    형 잘 계시죠? 저도 한동안 쉬다가 적응중인데, 시간나실때 한번 뵐께요 (맨날 연락드린다고 말만 하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