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랫만에 서울 시내 나들이를 했습니다.
그것도 특별한 나들이지요. 딸과 둘만의 데이트를 했습니다.
문화공간 '이다'에서 초청을 해 주신 덕에, 평소 엄두를 못내던 먼 길을 나섰습니다.

'환상동화'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 연극이었습니다. 연극의 테마인 전쟁, 예술, 사랑을 대변하는 세 명의 광대와 내러티브의 주인공인 한스와 마리가 지속적으로 역을 바꿔가며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갑니다.
막간극은 전형적 광대극 스타일이고, 중간에 액자식으로 극중극인 '환상동화'가 들어있습니다. 내내 약간의 마술과 노래, 춤, 연주가 적절히 버무려집니다.
내러티브는 적어 놓고 보면 밋밋하다는 느낌이 날 정도로 단순한데, 이야기를 끌어가는 스토리텔링이 흥미롭습니다. 쉴 새없이 매혹되어 보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이야기가 흘러가지요.

반면 연기는 잘 모르겠습니다. 예술 광대의 발음이 통상적인 연기자보다 많이 부정확했습니다. 애드립은 아니겠지만, 광대극의 유머 요소가 좀 미리 읽히는 느낌도 있구요. 하지만, 피아노, 피리, 노래, 춤 등 공연의 실제에서 많은 흡인력을 보입니다.

제 딸은 생전 처음 보는 연극이라 아주 인상적으로 봤다고 합니다. 사실, 눈 앞에서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공연의 매력은 가서 보기 전에 느끼기 힘드니까요.

집에 와서 검색해 보니 제 이웃인 고무풍선기린님 글이 보이네요. 고무풍선기린님도 즐겁게 보신듯 합니다. 더 놀라운 건, 제가 일종의 결론 샷이라고 생각해 찍어온 사진입니다.

예술은 삶을 예술보다 더 흥미롭게 하는 것

이 사진을 고무풍선기린님은 프로필로 사용하고 계시더군요. 어쩌면 제가 그 프로필에서 강한 인상을 받아 사진을 찍어 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예술은 삶의 활력소가 아니라, 삶의 요소라는 생각을 합니다.

데이트의 백미중 하나는 식도락이지요. 햄버거를 먹었습니다.
아들과 달리, 딸 아이는 햄버거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건 아주 맛나게 먹습니다.
끝나고 두타에 가서 한참 아이쇼핑을 했습니다.
기왕 나온 퀘스트 경험치를 풀로 채워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아빠가 딸에게 해줄 수 있는 것.

득템했지요.

휴대전화 케이스를 이거 살까 저거 살까 한참 고민하는 딸에게 말했습니다.
뭘 그리 고민하니. 둘 다 사자. ^_^
Posted by 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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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kyoonjae 2009/06/14 00: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베컴의 "난 둘다" 광고 멘트가 떠오르네요. 역시 멋진 아버지포스가 느껴집니다. 저도 얼른 독서론 릴레이를 이어가야겠습니다. 리승환님께서 건네주셨어요.^^

    • BlogIcon Inuit 2009/06/14 0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균재님은 승환님의 각별한 사랑을 받으시는듯. ^^

      베컴 광고는 TV를 안봐서인지 잘 모르겠어요. 느낌은 얼풋 어떤지 알겠지만 말입니다. ^^

  2. BlogIcon 감성적 젊은 이상가 2009/06/14 0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즐거운 주말이었겠어요^^

    • BlogIcon Inuit 2009/06/14 0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오늘 잘 지내셨어요?

      (근데 닉에 사이띄기가 있으니 부르기가 좀 어색하네요. ^^)
      감성적 젊은 이상가님 생각은 어떠신지. 하하

    • BlogIcon 흰돌고래 2009/06/14 19:03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집에서 책을 보며 뒹굴뒹굴..
      닉네임은 말 나온 김에 바꿔버렸어요 ㅎㅎ 저를 딱 표현할만 한 걸 찾기가 어렵네요ㅜㅎ

    • BlogIcon Inuit 2009/06/15 00:04  댓글주소  수정/삭제

      흰돌고래 참 맘에 듭니다.
      흰색에서 이상이, 돌고래에서 감성이, 그리고 전체적으로 젊음이 느껴집니다. 결국 감성적 젊은 이상가의 상징이기도 하네요. ^^

    • BlogIcon 흰돌고래 2009/06/15 1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착하게 생겨서 좋아하는 동물이에요..^^ 그렇게 봐주시니 감동이네요T-T

    • BlogIcon Inuit 2009/06/15 18:45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군요. ^_^

  3. BlogIcon Jjun 2009/06/14 0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둘다 사자!! ㅠㅜ
    멋있는 아버지이십니다=_=b

  4. BlogIcon mahabanya 2009/06/14 0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 임팩트가 큰 '둘 다 사자'

    태그가
    광대 데이트(는) 연극이다. 로 보였습니다;;;

    • BlogIcon Inuit 2009/06/14 1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하 정말 태그가 문장처럼 보이네요.
      마하반야님 관찰력 덕에 재미난걸 발견했습니다. ^^

  5. BlogIcon 프라나비 2009/06/14 01: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둘 다 사면되지'

    멋진 아버지 이십니다. -_-)b

  6. BlogIcon 엘윙 2009/06/14 02: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왕. 멋지네요.
    저도 갖고 싶은게 여러개라 "그래 둘다 사자" 스킬을 마구 시전하고 있어요. 하하하.
    크라제 버거인가요? 여기 클럽샌드위치가 맛있더군요.

  7. BlogIcon 궁시렁 2009/06/14 04: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라제 버거는 보통 패스트푸드식 햄버거가 아니니까요... ㅎㅎㅎ

  8. BlogIcon isanghee 2009/06/14 04: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아들 밖에 없는데...

  9. BlogIcon 수은 2009/06/14 07: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환상동화, 저도 재미있게 봤어요. 줄거리는 진부해도, 대사가 기발해서 즐거웠던 것 같아요. 텍큐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는데,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아는 연극 나온 김에 반가워 덧글 달고 갑니다. :)

    • BlogIcon Inuit 2009/06/14 14:01  댓글주소  수정/삭제

      수은님 이미 보셨군요. 저나 제 딸이나 즐겁게 봤습니다. 플롯을 능가하는 퍼포먼스랄까요. ^^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종종 봐요!

  10. BlogIcon snowall 2009/06/14 1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딸에게는 두개든 세개든 사줄 수 있습니다.
    지금은 애인도 없지만...-_-;

  11. BlogIcon 이승환 2009/06/14 12: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력으로 딸에게 힘을 보여주는...

  12. BlogIcon Ludens 2009/06/14 14: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뭘 그리 고민하니. 둘 다 사자. ^_^"
    으악ㅠㅠㅠ 부럽습니다.

  13. BlogIcon 띠용 2009/06/14 15: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둘 다 사주시다니요..ㅎㅎ

  14. BlogIcon 아톱 2009/06/14 16: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아버지시네요. 문화예술은 어릴 때부터. 라고들 하던데 딸이 좋은 경험 했겠어요 ㅎ

  15. BlogIcon addict. 2009/06/14 18: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이프가 inuit님 블로그 보면서 항상..inuit님같은 아빠가 되라고 압력(?)을 넣습니다. (10월말 아빠됩니다 ^_^;) 그런데, 전 정말 자신이 없어서..OTL

    • BlogIcon Inuit 2009/06/14 23:57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10월말이면 멀지 않았네요.
      근데 부인님이 막판에 덥겠어요. 여름 잘 나도록 옆에서 많이 도와주세요. 아참 제 딸이 딱 10월이지요. ^^

      아이사랑보다 아내사랑이 먼저입니다. 이점 명심하시길. ^^

  16. BlogIcon 토댁 2009/06/14 21: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짱 멋진 아빠!!

    울 아빠도 멋진 아빠였는디...ㅎㅎ
    보고 잡습니다..........

  17. BlogIcon mooo 2009/06/14 22: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주말에 멋진 데이트를 하셨군요.
    다른 분들처럼 "뭘 그리 고민하니. 둘 다 사자"에서 미소가 씨익~ :-)

    • BlogIcon Inuit 2009/06/14 2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아이가 놀라는 모습보면, 그간 너무 선택만 하라고 강요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잘 선택하는건 항상 중요한 일이지만.

  18. BlogIcon 마음으로 찍는 사진 2009/06/15 15: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경험을 주셨군요. 그나저나 "뭘 그리 고민하니. 둘 다 사자." 이런 솔루션은 간단하기는 하지만 쉽게 생각이 안나고는 하는데... 또 한 수 배워 갑니다.

    따님이 즐거웠을 것 같네요. ^^

    • BlogIcon Inuit 2009/06/15 18:45  댓글주소  수정/삭제

      음 나름 팁이라면 팁일까요. ^^;;

      딸 아이 고민하는 모습 보면 저절로 나오는 솔루션일듯해요. ^^

  19. BlogIcon 고무풍선기린 2009/06/15 16: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이름과 블로그 프로필 사진이 나와서
    진짜 깜.놀. 했습니다. ^^;;

    따님이 더 집중해서 관람할 수 있었던건
    뮤지컬적 요소가 조금씩 있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7월초에 친구들과 함께
    바뀐 환상동화를 관람하러 갈
    생각인데, 그 때 트랙백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

    • BlogIcon Inuit 2009/06/15 18:47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뮤지컬, 노래, 약간의 매직쇼 등등.. 이런게 지루하지 않게 하죠.
      그보다도 그 생경하면서 몽환적 느낌도 소녀의 감수성에 큰 인상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고무풍선기린님 글 기다리겠습니다.

  20. BlogIcon 쭌맘 2009/06/15 17: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딸과 함께 쇼핑까정... 남자들 쇼핑하는거..별루..안좋아 하던데... 아내가 하자하면 시큰둥! 딸이 하자하면..오케이?? 뭐..그런건가요?!

    공주님께 좋은 추억이 되었을듯합니다..

    나중에..울 아들도..엄마따라 쇼핑할라나??휴..ㅎㅎ

    • BlogIcon Inuit 2009/06/15 18:48  댓글주소  수정/삭제

      음음.. 저도 쇼핑이 세상에서 젤 싫은 사람입니다. ;;;;

      딸 아니면 두타나 밀리오레 들어갈 일이 없다죠. ;;;;;

      게다가 우리 아들도 쇼핑은 질색. ;;;;;

  21. BlogIcon zion 2009/06/15 22: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나중에 사줄께를 자주 시전합니다.
    그래서 녀석이 엄마를 더 좋아하는건가.

    물론 저도 애엄마가 더 좋습니다. (뒤에서 보고 있..

  22. BlogIcon 돌이아빠 2009/06/16 08: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아이에게 음. 아빠가 산타할아버지한테 한번 부탁해 볼까? 신공을 사용합니다. 그럼 아이는 응! 이렇게 대답을 하곤 하죠 ㅎㅎㅎ

  23. BlogIcon 맑은독백 2009/06/18 13: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딸과의 데이트.. 아 생각만 해도 흐뭇합니다.
    분당에서 대학로까지..
    쉽게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더군요..
    저도 왠만해서는. 대학로까진 ㅠ.ㅠ

    출산전 와이프와 뮤지컬 보러 간게.마지막이었네요 :)

    • BlogIcon Inuit 2009/06/18 22:08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쵸. 가보면 그리 먼길 아닌데 크게 맘먹어야 가게 되네요.
      게다가 이제 주니어까지 있으니 당분간 맑은독백님은 좀 힘들겠어요.

  24. BlogIcon 클리티에 2009/06/21 2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상한 아버지, 이누잇님..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셨네요. 딸이 새삼 부럽습니다 ^^
    그리고 크라제 버거..
    사실 들고 입으로 넣기에는 너무 커요,,
    칼로 썰어 먹다보니 완전 접시가 난장판이 되는데
    그렇게 먹어서 그런지 맛이 없게 느껴지고..
    따님은 참 맛나게 먹네요. ^^
    흘리지 않구 한번에 쏙~

    • BlogIcon Inuit 2009/06/21 23: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버거가 좀 많이 두텁죠.
      딸아이가 처음엔 좀 부담스러워 하다가, 맛이 좋았는지 게눈 감추듯 먹었네요.
      그 모양이 재미나서 사진에 담았습니다. ^^

  25. BlogIcon minjis 2009/06/25 0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나중에 '둘다 사자'고 할 수 있는 마음도 주머니도 여유로운 부모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꼬마아가씨 즐거운 하루였겠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