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중 유일하게 막내만 비행기를 못 타봤습니다. 누나만 태워줬다고 툴툴거리기 일쑤지요.
기왕 막내녀석 비행기 태워줄 바에야 가족 모두가 해외로 가자고 호기롭게 말해놓고 시일이 꽤 지났습니다. 시간이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연휴 만들기가 쉽지 않더군요.

기왕 간다면, 영어권으로 가겠다는 예정까진 해놓았습니다. 아이들이 영어를 재미있어 하고, 제법 잘하니 영어 사용하는 환경을 체험시키면 교육적인 효과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물망에 오른 여행지가 괌과 홍콩. 그 중 홍콩을 최우선으로 생각했습니다.

작년 봄의 연휴를 출장으로 날려버리고 기회가 없어 2008년으로 넘어가려던 차, 연말에 급작스런 휴가가 생겼습니다. 급히 일정을 챙겼습니다.
회사 담당 여행사를 통해 문의하니, 연말 홍콩행 비행기는 모두 예약잡혀 있다합니다. 홍콩 뿐 아니라 중국, 싱가폴 심지어 제주도 가는 비행기마저도 구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웬만하면 다음 기회를 이용하라고 권했지만, 해를 넘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무슨 희생을 치르더라도 가겠다 했지요.
여행사 직원이 정말 그렇냐고 몇번 다짐을 하더군요. 전 사실 돈이 좀 더 들겠다고만 생각하고, 감당하겠다고 했습니다. 잠시후 걸려온 전화는 패기키 여행이라는 답이었습니다.

제가 원하는 상품은 항공과 숙박만 예약되면 나머지 일정을 제가 상황에 맞게 찾아다니는겁니다. 그게 재미도 있고 여행의 참맛이라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남은 숙박과 비행기는 패키지 자리밖에 없다고 합니다. 제가 설계하지 않은 동선을, 남이 지정한 일정대로 움직인다는게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습니다.
때는 가장 바쁜 연말, 전화통 붙들고 씨름해야 답도 없고, 안가는건 올해의 다짐을 어기는 일이라 예약을 결정했습니다. 사실 일정 짤 시간도 없었는데 잘 되었다 싶기도 했지요.

그렇게 허술하게 결정해, 돈 바로 입금하고 받은 일정은 간략히 들은 설명이상으로 버거웠습니다.
아침 비행기로 마카오 도착. 심천 이동. 심천 숙박. 홍콩 이동. 홍콩 관광 후 숙박. 마카오 이동. 마카오 관광 후 다음날 새벽 비행기로 귀국.
3일간 3개 도시를 알뜰히도 보는 여행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딱 좋아하는 스타일의 패키지입니다. 저는 숨이 턱 막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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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에 공항 집결하여 8시 비행기.
아이들은 난생 첫 여행을 새벽 네시에 일어나 떠났습니다.
설레어 잠도 안오는데 빨리 자라고 구박만 받다가 설풋 자고 바로 일어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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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권으로 첫 출국 심사를 마치고 탄 비행기는 에어 마카오. 이런 여행사도 있다는건 이번에야 인지했습니다. 승무원은 매우 불친절하고 기내는 더럽습니다. 기내식은 억지로 만든 음식같은 무성의가 돋보였습니다.
초장부터 긴장됩니다. 평시 요금의 두 배를 주고 가는 여행인데 비행기부터 몹시 민망합니다.
다행히 아이들은 그런가보다하고 밥을 먹었습니다. 아내도 아무 내색없이 조근조근 이야기로 여행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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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공부는 해야하는 법. 출입국 심사표를 각자 작성하게 했습니다. 무슨 시험 보듯 끙끙거리며 열심히 채워넣더군요.

세시간 반만에 도착한 마카오. 현지에서 가이드가 마중나와 점심 식사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딤섬 스타일의 점심입니다.
딤섬 스타일이라 함은, 정식 딤섬이 아니라 단체 식사를 위해 만들어진 식단을 말합니다. 딤섬 테마, 딤섬 분위기, 딤섬 변주곡 등 다양하게 불러도 좋습니다. 정식 딤섬이 아니란 점이 핵심이지요.
이후에도 유사한 식단이 내내 기다리고 있습니다. 광동
저녁, 포트투갈 스타일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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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행전부터 기대를 많이 했었던 딤섬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점을 빼면 맛있었습니다. 오히려 한국 여행객을 위해 한국 스타일로 만들어 입에 잘 맞는 편입니다. 제가 원했던건 입에 맞지 않더라도 현지 분위기가 물씬 나는 음식이지만, 단체 여행객에겐 어려운 일입니다.

식사 후, 잠시 여유로운 산책과 휴식을 가진 후 심천으로 이동입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모든게 새롭게 보이는 이국의 즐거움만 생각했지 제가 가진 일정의 의미따위는 생각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심천행 선박 터미널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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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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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ode 2008/01/03 0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까악~~~ 기대되욧! 다음탄 다음탄도 언능언능~ 해주세요~~~ +_+
    아..기내식은 ㅜㅜ 그게 원래 케세이퍼시픽도 홍콩까지 가는건 맛이 없다는 소문이 자자하고요. 에어마카오라면 케세이퍼시픽보다 더 싼 비행기로 +_+ 여행사는 경비절감을 노린거였군요. 그리고 전 호텔팩으로 다녀오신줄 알았어요. 그 가신날에 호텔팩 자리 있었는데.. 여행사에 따라서 호텔팩을 먼저 선점해 놓는곳들이 있거든요.ㅜㅜ (염장질~ ㅎㅎ ) 서..설마 패키지 가셨을 줄 몰랐어요. 아..좀더 보살펴 드렸어야 하는건가. ㅜㅜ

    • BlogIcon inuit 2008/01/03 22:28  댓글주소  수정/삭제

      중국음식은 그리 맛있는데, 기내식은 왜 다 그 모양이랍니까.
      호텔팩이 남아 있었다니 약간 속이 쓰립니다.
      좀 더 살뜰히 보살펴 주시지 말입니다. ㅠ.ㅜ

      하지만, 덕분에 극악의 짧은 시간내에 편안히 결심하고 갈 수 있었으니, mode님 공이 큽니다. 고맙습니다. ^_^

  2. BlogIcon licafunk 2008/01/03 14: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출입국 심사표를 직접 작성하고.. 영어에 흥미를 느끼며 제법 잘하는 자제분들이라... 나중에.. 이른바 "엄마친구아들"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_^

    자제분들에게 분명 유익한 경험이 될것 같습니다.

  3. BlogIcon 빨간여우 2008/01/03 16: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즐거운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 BlogIcon inuit 2008/01/03 22:30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참, 여행은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여행기는 다음주까지 띄엄띄엄 이어질듯 합니다. ^^

  4. BlogIcon 이승환 2008/01/03 19: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좋으셨겠습니다. 저도 패키지 무지 싫어하는데 아이들이 딸려 있으면 웬지 편해 보일 것 같기도 합니다 -_-a

    • BlogIcon inuit 2008/01/03 22:31  댓글주소  수정/삭제

      편한 면이 분명 있는데, 제 성미랑은 안맞아요.
      아이들도 더 많이 경험할 기회를 잃는 부분이 있고.

    • BlogIcon 산나 2008/01/03 23:23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무지 싫어하는데 부모님 효도여행(!)으로 딸려가면(?!) 웬지 편하기도 하답니다. ^^;

    • BlogIcon inuit 2008/01/04 23:25  댓글주소  수정/삭제

      효녀시군요. -_-;;;;
      어르신들과 함께라면 좋은 점도 많지요.
      설명도 그렇고, 차량 arrange도 그렇고.

  5. BlogIcon 꼬날 2008/01/04 0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에어 마카오라는 항공사도 있군요. 가족 여행 좋으셨겟습니다.

    • BlogIcon inuit 2008/01/04 23:26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 항공사가 있더군요.
      초저가 항공사가 아닐까 싶었어요.
      지상요원부터 승무원까지 일관된 점이 있었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