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논리학

Biz/Review 2007/12/22 11:15
굳이 가르면, 저는 논리의 세계에 사는 사람입니다.
전략의 요체가 논리이고,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역량도 논리이기 때문입니다.
제 배경도 그러합니다. 공학을 석사까지 하며 과학적 논리를 배웠습니다. 실험이나 관측에서 신중하게 결론을 도출하는 법, 논리적 문장을 다루는 법을 포함합니다. 사실에서 의미를 도출하는 귀납의 세계이기도 하지요.
비즈니스 스쿨 이후로는, 컨설팅 방법론으로 대표되는 연역의 세계에서 단련을 해 왔습니다.

어느 경우든, 전 논리에 별 아쉬움 없습니다. 그리고 설득은 제 업이자 전공이기도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용규

세상에.. 설득의 논리학이라니.

치알디니 책 '설득의 심리학'의 아류향이 강합니다. 제가 굳이 관심 가질 일이 뭐 있었겠습니까. 처음에는 익숙한 제목에 막연히 읽은 책이라 생각했습니다. 아님을 안 이후도, 짝퉁 느낌에 손대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게다가 설득은 논리학으로만 되는 일이 아니잖습니까. 오히려, 전략가들은 논리로 이긴 설득은 쳐주지 않습니다. 머리로만 인정하고 마음에서 저항하는 상황은 피상적 설득이니 말입니다. 필연적으로 실패를 야기하기 때문이지요.
이 책은 격물치지님이 세번 정도 칭찬하는걸 듣고서야 굼뜨게 구매를 했습니다.

결과는? 만족이라고 표현하기엔 외람됩니다.
신영복 선생의 강의 이후로 공부하듯 열심히 읽은 책은 처음입니다. 세부에서 큰 그림까지 자유자재로 드나들면서, 논리학의 구석구석을 부지런히 헤집고 다닙니다. 깊이 없이 늘어놓지도 않고 짐작 안가게 훑어내리지도 않습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이어져온 논리학의 뼈대를, 철학과 과학, 고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을 넘나들며 살을 붙였습니다. 쇼펜하우어와 무사시의 공통점에 이르러선 미소가 나왔습니다. 전체를 관하지 못하는 저자라면 결코 이룰 수 없는 업적입니다. 저는 지적인 쾌감을 느끼며 매우 즐겁게 읽었습니다.

논쟁에서 붙으면 수사학으로 심리학을 못이기지만, 심리학도 논리학을 못이긴다는 저자의 관점에 일부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설득을 위한 책이 아닙니다. 이 제목은 책의 본질을 너무 가볍게 포장했습니다. 정확히 논리학의 세계에 대한 안내서입니다.
정녕 시류에 영합하는 아류적 제목이 필요했다면, '논리학 콘서트'가 적당했겠습니다. 물론, 2006년 사와다 상  저서에 빼앗긴 이름이만지요.

'Biz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몰입의 즐거움  (42) 2008/01/05
대한민국 진화론  (10) 2007/12/26
설득의 논리학  (6) 2007/12/22
필립 코틀러, 마케팅을 말하다  (8) 2007/12/15
조직을 죽이고 살리는 리더의 언어  (8) 2007/12/08
혁신, 그 멈추지 않는 항해  (12) 2007/12/01
Posted by Inuit

트랙백 주소 :: http://inuit.co.kr/trackback/1390 관련글 쓰기

  1. Subject: 설득의 논리학

    Tracked from 격물치지 [格物致知] 2007/12/23 18:59  삭제

    설득의 논리학 - 김용규 지음/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1+1 '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를 사려다가, 1+1로 사게된 책... 거의 가장 성공한 1+1 책 구입인 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외국인들이 쓴 책을 많이 읽게 되는데, 잘 이해가 안되는 구절이 있을 때마다 역자를 탓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이 잘 쓴 책은 그렇지 않아 좋다. 가끔 글쓰기나 설득에 관한 책을 보면 과연 저자가 글쓰기나 설득을 쓸 자격이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는데...김용..

  2. Subject: 설득의 논리학

    Tracked from 사랑이 붉어지다 2008/01/07 00:25  삭제

    Inuit 님이 올리신 review를 보고 구매를 결정하게 된 책입니다. 사실 대국굴기나 쿤데라의 농담 처럼 몇 권 사둔 것이 있는데 이상하게 손이 안가서 새로운 책을 물색하던 차에 그 review를 보게 된 것이지요. 조금 펄럭귀입니다 ^^; Inuit 님은 격물치지님이 칭찬하신 것을 보고 읽으셨다고 했는데 두분다 블로그 스피어에서는 꽤나 유

  3. Subject: 2008년 첫번째 도서목록

    Tracked from Pell's seer Blog 2008/01/31 21:14  삭제

    "Beautiful Code" "스프링 인 액션" Craig Walls.Ryan Breidenbach 지음 "설득의 논리학 - 말과 글을 단련하는 10가지 논리도구" 김용규 지음 "영화, 감독을 말하다 -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가 만난 Scene人類 2" 지승호 지음 "옛이야기의 매력 1,2" 브루노 베텔하임 지음 2008년 새해를 맞아 1월달에 책을 구매했는데 벌써 오늘이 1월의 마지막 날인 31이 되도록 아직 한권도 다 읽지못해서 반성중이다. 현재..

  4. Subject: 설득은 논증이다!!

    Tracked from 맑은독백 2008/02/27 16:41  삭제

    인터넷을 돌다가 혹은 잡지를 보다 나와 비슷한 글들을 보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비슷하지만 그 깊이에 있어서 나와 차이가 나는 글들을 보다 보면 좌절하기 일 수다. 여기 그 차이에 대해 명쾌히 설명한 책이 있다. 그 차이가 단어 선택이나, 예시, 그리고 문장의 간결함에서 기인 하기도 하지만, 같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할 경우 컨텐츠의 차이는 많지 않다고 가정한다. 그 차이의 원인은 바로 논리다. 사람을 감동시키고, 설득시키는 원동력은 수사학이..

  5. Subject: 설득의 논리학

    Tracked from Smart fool: born again 2008/07/21 00:17  삭제

    언젠가 읽어야지 하고 책갈피 Books to read 리스트에 꽤나 오래 들어있다 읽게된 책이다. 책의 제목이며, 부제에서 오는 느낌은 1) 설득하는 법에 대한 책이거나, 2) 논리적으로 말을 하고 글을 쓰는 법에 대한 책, 또는 3) 논쟁에 대한 Technique 에 대한 책 정도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괜찮은 평들을 보면서 한번 읽어 보아야 겠다 생각했었다. 사실 책의 내용을 보면 "설득"이 주목받기 보다 "논리(학)"이 주목 받아야..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유정식 2007/12/22 12: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제목만 보고 아류작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구입하길 꺼려 했었는데, inuit님의 소개를 보니 읽어 보고 싶군요. 역시 책 제목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 BlogIcon inuit 2007/12/23 1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책 제목에서 반은 먹고 들어가는 듯 해요.
      그런면에서 유정식님의 이번 새 책 제목은 일단 좋아보입니다.
      읽고 나서 제목과 매치되는지 다시 말씀 드릴게요. ^^

  2. BlogIcon 김윤수 2007/12/22 21: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 사고 싶게 만드시는 데 일가견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Inuit팀 소개글만 보고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졌습니다. 그렇지만 사 놓고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 많아 꾹 참고 있습니다. 논리가 전공이시라면서 글 쓰는 솜씨도 일품이신 것 같습니다.

    오늘 쓰신 글에서 가장 맘에 드는 표현은

    "깊이 없이 늘어놓지도 않고 짐작 안가게 훑어내리지도 않습니다"

    입니다. 저라면 아마 "깊이와 넓이를 잘 조화시켰다"라는 정도로 표현했을 것 같은데...

    전체를 관하지 못하는 저자라면에서 '관'이라는 말이 볼 관을 의미하신다면... 좀 더 부드러운 표현을 쓰셨으면 좋을 것 같다는 외람된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 ㅎㅎㅎ

    요즘 제가 등록한 RSS 중에 매일같이 가장 기대하면서 보고 있습니다.

    제 블로그는 요즘 거의 개점 휴업 상태라 미투로 근근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데...다시 분발 좀 해야겠습니다. ^^

    주말 잘 보내십시오~

    • BlogIcon inuit 2007/12/23 11:13  댓글주소  수정/삭제

      좋게 읽어주시니 고맙습니다.
      관이란 말은 근거없이 그말이 씌어야 적당하다고 생각해서 쓴겁니다. 가끔 그럴때가 있어요. 왜 적당한지는 나중에야 설명가능한. -_-
      주말 잘 보내세요.

  3. BlogIcon Fearfree 2007/12/23 01: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윤수님 말씀대로 '책 사고 싶게 만드는' 재주를 지니신 것 같습니다. 꼭 한번 읽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