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정당들
앞 포스팅에서, '롱테일 정치학'이라는 키워드를 설명했습니다. 현 정치 시스템의 결함과 향후 변해갈 모습간의 간극에 놓여있는 상황도 스케치하였습니다.
원래 이념적 선명성으로 국민의 선택을 효율적이게 해주는 정당정치는 원래부터 실종된 우리나라입니다. 중도좌파, 중도좌파중도, 중도우파, 중도극우파 등 이념의 스펙트럼이 중앙으로 밀집해 있는 저해상도(low resolution) 정치 맵이지요.

그 이유는 두가지 입니다. 첫째, 이념에 따라 모인 정당이 아니라, 3김씨 이래로 전해온 보스와 가신 정치이기 때문이고, 둘째, 승자독식의 정치판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적과의 동침도 선뜻 감행하다보니 모든 정당의 이념은 평균으로 수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한나라 당이나, 열린우리민주통합신.. (이름이 현재 무엇이던가요? -_-) 아무개 당내의 좌파-우파 스펙트럼이 정당간 차이보다 더 선명합니다.


재갈 물린 블로거
정리하면, 현재의 선거시스템은 구조적 결함이 있어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제를 보면 이러한 구조적 결함을 고착화해야 유리한 측이 지금의 기득권 세력이고 정치인입니다.
따라서, 변화에 반대가 심할 것입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5년후 대선에는 지금보다 기술적 진보와 블로거류의 참여정신은 확산될 것입니다. 하지만, 정치 시스템은 추호의 변화도 허락하고 싶지 않은 심정입니다.


역사의 분수령
제가 보는 이번 대선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어느 후보가 이기느냐가 아닙니다. 요즘 수면으로 떠오르려는 이슈인 공직선거법과 선거UCC운용기준입니다.
이 법은 단지 국민의 직접 정치를 무산하려는 정치권의 반발이 구체화된 법이며, 헌법의 정신과는 무관한 체제수호적 규정일 뿐입니다. 국민의, 블로거의 의사 표시가 무력화된다면, 5년후에도 무기력하게 후보들에게 냉소만 보내는 이상 할 일이 없습니다. 오히려 역사를 뒤로 돌리는 일이지요.
하지만, 참여에 의한 직접정치가 활성화 되면 롱테일 정치학이 되었든, 정치 2.0이 되었든 재미난 세상이 꿈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선거법에 대한 견해
이쯤에서 제가 블로거 여러분께 당부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공직선거법은 단순히 온라인 의사표현의 자유제한이 아닙니다. 참정권의 헤게모니에 대한 규정이고, 시대를 거스르는 발상입니다.
하 지만, 진행 상황을 보면 이명박 후보에 반대했던 글이 주로 문제가 되다 보니, 특정 후보에 관한 반대와 맞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직선거법과 UCC 운용기준'은 이명박 후보가 관련되건, 이회창 후보가 관련되건 허위사실의 유포가 아닌 이상 무의미한 법입니다. 법 자체보다 애매한 운용기준이 문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공직선거법에 대한 반론과 특정 후보에 관한 반대의견을 혼돈하지 말아주기 바랍니다.
예컨대 어떤 공직선거 배너를 클릭하면 '국민을 우습게 보지마라'라는 카페로 링크가 걸려있습니다. 이 카페는 이명박 후보에 대한 비난에 치중한 바, 논점을 흐리기 십상입니다. 다시말해 공직선거법에 반대파를 단순히 반 이명박파로 등치하여 사분오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또한 특정 정파가 이 이슈를 민심 사로잡기에 이용하려는 시도도 반대합니다.
블로거 여러분도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셨으면 합니다. 참정권과 운용의 이슈로 논의를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디지털 아크로폴리스
디지털 인프라만 세계 선두권이 아니라, 그 운영체계도 선두권이 될 수 있는 우리나라입니다.
바라건대 대선 이전이라도, 혹은 선거가 지난 이후라도 디지털 국민의 정치적 정체성에 대해서는 활발한 논의가 있었으면 합니다.
또한, 다음 선거를 대비해 온라인 정치 활동의 기반이 마련되기를 희망합니다. 블로그를 통해 영리를 획득하는 사람이 있듯, 블로그를 통해 정치를 하는 모임도 생기길 바랍니다.

그런 점에서 정치주권을 되찾자는 대선연대의 활동을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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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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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대선공약을 만들어 주세요, 위키피디아 선거공약 [선거 2.0]

    Tracked from 격물치지 [格物致知] 2007/11/18 16:16  삭제

    2007년 대선은 현재까지 보수진영의 독무대입니다. 평소에 정치에 관심이 많지 않았지만, 제가 선택할 후보가 없이, 구경꾼이 되어 버린 선거판을 보면서 느낀 점들을 몇번에 걸쳐 포스팅할 계획입니다. 포스팅의 키워드는 '선거 2.0'입니다. 웹 2.0으로 시작된 2.0 바람은 여기저기 인용이 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미디어 2.0, TV 2.0, 필름 2.0 등등... 저는 선거 2.0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웹으로 우리의 선거를 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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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격물치지 2007/11/18 16: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날카로운 지적이십니다. 참정권의 헤게모니 싸움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중요한 일이군요. 제 글에 링크를 걸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온라인 정당 하나 창당해 보심이 어떨런지...

  2. june 2007/11/18 20: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거법에 관한 견해에서 - 우스겟 소리로 나왔던 '한나라당 리플 알바'처럼 익명성으로 인한 폐해가 ucc나 블로깅에서도 실현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실제로 그런 알바가 있었던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 _=;;) 발전을 위한 비판은 보장되야겠지만 무분별한 비난으로 변질되선 안되겠죠.

    • BlogIcon inuit 2007/11/18 22: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그 부분이 관건입니다.
      온라인 정체성의 신뢰도가 확보되지 않으면 논의가 곤란해집니다.
      정치권에서의 공박도 그런 측면이 있지요.
      하지만, 프라이버시와 사업모델 같은 몇몇 전제조건을 해결하면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3. BlogIcon 이승환 2007/11/19 00: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쓰신 글의 구절이 자꾸 떠오르네요.

    개인화된 미디어라는 블로거에게 더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사실 하나의 주제로 도배가 되는 지루함에 메타 블로그에 발을 끊은지 오래 되었습니다. 그리고 애드센스나 친화적 컨텐츠 말고는 눈에 띄는 글을 찾기 힘들어 답답한 마음에 적어보는 글이기도 합니다.

    이 글이 현실을 드러내는 글이라면 지금 글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글 같습니다. 저 스스로도 그렇게 희망적이지만은 않지만 여전히 많은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온라인 문화에 대해 자꾸 함구령이 떨어지는 것은 웹 이용자가 너무 젊은 층에 몰려 있는 것도 윗사람들의 감정적 거부를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그런 측면에서라도 어서 시니어 계층들이 활발히 진출했으면 좋겠는데 이 바닥이 나름 무서운지라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네요 -_-ㅋ

    • BlogIcon inuit 2007/11/19 2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떤 구절이 떠오르는지 감이 안잡힙니다..

      하지만, 아직 블로고스피어는 작은 세계입니다.
      더 큰 세상과 소통하지 않으면, 좁은 구석에서 스스로 자가발전하는 우물안 개구리가 되겠지요.
      서로 잘한다고 치켜세우면서..

  4. BlogIcon 칫솔 2007/11/19 00: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정 공직선거법이 발의되고 통과되었을 때 블로거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유일한 방법으로 여겼던 것이 (실명이어야 하지만)블로거 스스로 정식 기자로 등록하고 활동할 수 있는 메타형 정규 미디어였습니다.
    개정 악법에 위배되는 줄 알면서도 용기있게 글을 쓰는 블로거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가진 미디어가 존재하지 않는 건 너무나 슬픕니다. 그렇다고 책임을 지겠다고 나선 메타나 온라인 미디어가 없는 건 더더욱 뼈아픈 현실이 아닐까 합니다.
    악법을 비판하고 대항하는 한편으로 이를 피해가는 지혜도 필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만, 그럼에도 공직선거법에 정면으로 맞서 자기의 목소리를 냈던 블로거들에 대한 무언의 지지와 감사를 표하지 않을 수는 없네요.

    • BlogIcon inuit 2007/11/19 23:06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치적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투신하는 영리단체는 존재하기 어렵지요.
      NGO 쪽에서 해결이 나리라 봅니다.
      한가지 확실한건, 집단지성이 올바른 에너지를 내면 수많은 시도속에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다는 점이지요.
      반면, 블로고스피어의 속성상 이슈가 휘발할 가능성이 우려이기도 합니다.

  5. BlogIcon 도도빙 2007/11/19 07: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들 고만고만한데 모여서 서로를 좌우로 밀어내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참 짠하지요. 그래서 선택한 단어들도 보면 참 웃깁니다. 보수세력은 '개혁'세력을 절대 '개혁'이라고 부르지 않고 좌파라고 하더군요. 좌익=빨갱이의 등식이 남아있는 우리 나라 정서를 이용해먹자는 거지요. 그리고 개혁세력은 '보수'세력들을 절대 우파라고 하지 않고 보수 (또는 수구)라고 명칭하고요.
    (어딘가에서 보니 자신의 성향이 개혁 쪽이다라고 한 사람들이 전체 40%인데 좌파 성향이라고 한 사람은 20%라고 하더군요.)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모여서 자신들만의 철옹성을 만들려고들 하는 모습하고는... 쩝...

    네티즌/블러거들이 '지속적으로'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하지 않늗나면 변하는 것은 없다는 전제하에 예전에 제가 아래와 같은 두 가지를 얘기한적이 있습니다.

    먼저 사람에 대한 기록입니다. 모든 정치이들의 행적(우리가 알 수 있는 소스가 상당히 제한적이긴 하지만..)을 시간별, 이슈별로 정리를 하는 것입니다. 온라인 평판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유사한 내용을 구굴인가가 준비한다는 글도 본적이..) 자동화가 않된다면 Wiki 스타일도 괜찮고요.

    그리도 두번째는 정책에 대한 논의 및 비교 평가를 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아직도 언론사들은 스포츠 중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니 네티즌들이 각 후보/정당의 정책을 나열해놓고 논의하고 평가를 하는 것입니다. 네티즉의 스펙트럼이 많이 넓어져서 모든 연력대의 의견이 모아질 수 있을 것 같네요.

    • BlogIcon inuit 2007/11/19 23: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매우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대안을 제시하셨군요.
      십분 공감합니다.
      이런 기술적 진보를 법으로 억누르려는 시도만큼은 뜻을 모아 물리쳐야 빠른 진전이 있겠지요.
      함께 지켜볼 일입니다.

  6. BlogIcon 엘윙 2007/11/19 11: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온라인 정치활동이 활발해지면 저같은 사람들도 쉽게 참여할수 있겠지요. 정치하는 것은 멀게만 느껴졌는데 말입니다. inuit님 블로그를 통해 이런 글을 접할수 있다는것 자체가 좋은 기회아니겠습니까. 후후후. (그것도 근무시간에!!)

    • BlogIcon inuit 2007/11/19 23:10  댓글주소  수정/삭제

      엘윙님을 비롯해 국민의 소박하지만 소중한 고민은, 항상 정치 외적인 부분에서 '스스로들' 해결하고 있지요.
      취업, 주거, 학업 등 말입니다.
      5년 후에는 더 나아지도록 노력해야겠지요.

      (아무리 그래도 근무시간에는 쫌... ^^;;;)

    • BlogIcon 엘윙 2007/11/20 00:21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리팀은 항상 점심먹기 10분전에 대기하고 있습니다. 후후후후...

    • BlogIcon inuit 2007/11/20 21:14  댓글주소  수정/삭제

      좋군요. 준비정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