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마 거의 기억을 못 할 일이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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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1997년 겨울에는 캐나다 퀘벡주의 몬트리올에 살았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도 끝난 1월 초.
끝없는 눈보라와 freezing rain이 밀려왔습니다. freezing rain은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현상인데, 비가 내리자마자 얼음으로 변합니다. 야외 주차장에 세워 놓은 차가 freezing rain을 맞으면 얼음 코팅이 됩니다. 2센티 이상 코팅이 되면 문도 안열립니다. 얼음을 깨내야 하지요.


문제는 freezing rain이 전선에 쌓일 때입니다. 물이나 눈이면 어느정도 쌓이고 말지만, freezing rain은 얼음이 계속 누적되므로 철탑이 휘어져 전력을 손실하게 됩니다.
당시 회사에서 여러 직원이 함께 나가 있었는데, 그 사는 동네가 각각이었습니다. A라는 동네가 전기를 잃었다는 소리가 돌면, B라는 동네가 다음이고 차례로 마을들에 전기가 나갔습니다.

유난히 추운 캐나다의 1월입니다. 새벽에 깨면 영하 25도를 기록하고 출근할 때 좀 풀려서 영하 10도 정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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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는 날씨지요. 아이가 있던 가족은 전력을 잃지 않은 집에 신세를 졌고, 신세지러 간 집마저 전기를 잃어 함께 난민이 되어 다른집을 전전했습니다. 그 추운 날씨에 전기를 잃는다는 것은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일이지요.


실제로 당시 몬트리올 지방에 많은 사람이 숨졌습니다. 시내에는 나무가 다 쓰러져 전쟁난 거리처럼 변했습니다. 차가 깨지고 담도 무너진 상황이었지요. 실제 눈에 의한 사고로 죽거나 다친 사람보다 간접적으로 죽은 사람이 많았습니다. 난방이 없는 집에서 버티다 저체온증(hypothermia)으로 죽거나, 노약자는 가스불을 피우고 지내는 동안 일산화탄소 질식으로 죽었습니다.

저는 당시 딸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이동을 해야 했던 탓에, 혼자만 갔습니다. 덕분에 홀몸이라 걱정은 덜었지만, 여기저기 전기를 잃었다는 소문에 밤마다 걱정이 좀 되었지요. 그리고 ice storm이 온지 4일쯤 지난 밤, 급기야 제가 있던 동네도 칠흑같은 얼음 마을로 변했지요. 당시 시간이 자정 즈음. 이제 더 이상 전기가 있는 집도 없을 터였고, 캐나다에 간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어디로 대피해야 할지도 막막했습니다.

내복을 찾아 껴입고, 옷을 겹겹 껴입고 오리털 파카까지 입은 채로 담요로 둘둘 말았습니다. 불도 없고 냉기는 사정없이 밀려드는 상황. 이대로 잠들면 내일 아침에 깰 수 있을지도 막막하더군요. 겁도 나고 춥기도 해서 말똥말똥하다가 새벽 무렵에 잠이 들었고, 무사히 깼었나 봅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 뒤에 어떻게 지냈고 어떻게 복구가 되었는지는 하나도 기억이 안납니다. 하지만, 전원 나간 첫 밤의 공포는 선연히 남아있습니다.
(http://thecanadianencyclopedia.com/index.cfm?PgNm=TCE&Params=M1ARTM0011472)

당시 전력회사인 Hydro Quebec은 100년에 한번 생기는 이벤트라며 볼멘소리를 했지만, 그 타격은 심대했지요. 그 무시무시한 ice storm의 원인은 엘 니뇨 (El Nino) 현상이었습니다. 남태평양의 더운 기운이 컨베이어 벨트처럼 더운 공기를 캐나다까지 바로 실어 날랐고, 따뜻한 멕시코 만의 습한 공기가 날아와 찬 공기를 만난 것이었지요. 그 결과는 무지막지한 ice storm이었구요.

엘 니뇨는 1500년간 지속된 현상이지만, 당시에 유독 심했습니다. 그 이유가 환경파괴에서 기인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뭄과 홍수가 갈수록 빈도와 강도를 더해갑니다.
쓰나미나 태풍, 홍수와 폭설. 이 모든 자연 재해는 그 예측 가능성과 타격의 후유증에서 삶의 큰 장애요소입니다. 국가 경제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세계가 자연재해로 잃는 경제손실이 GDP의 5%에 달하리라는 예측이 있습니다. 나나 내 가족에게 잃어나면 치유하기 힘든 큰 상처가 되고, 우리 나라나 교역국에 일어나면 경제적인 손실이 생기는 것이지요.


댓글로 나인테일님이 환경문제는 선진국이나 신경쓸 일이라고 냉담한 반응을 보여주셨습니다. 배후에 깔린 섭섭한 마음은 짐작합니다. 하지만, 환경문제는 네 일 내 일 가리기 힘든 연관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 제국주의적 시각으로 본다 하더라도, 우리나라 입장에서 free riding은 좋은 선택이 아니지요.

Bloggers Unite - Blog Action Day
오늘은 Blog Action day라고 합니다.
세계 블로거가 하나의 주제로 동시에 포스팅을 하는 자체로 하나의 의미를 이뤄보자는 취지입니다.

주제는 환경입니다. 그냥 거창하지 않게 환경에 관한 자신의 단상을 적으면 되나 봅니다.
저도 동참하고자 10년전 기억을 꺼내 보았습니다.


여러분은 환경에 관한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요.
한번 동참해 보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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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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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얼음꽃... 그리고 정전

    Tracked from Future Shaper ! 2008/12/16 07:44  삭제

    목요일에 비가 왔습니다. 하루 종일 내리던 비가 밤이 되니 얼어붙어, 자고 일어나보니 나무에 얼음꽃이 예쁘게 피었습니다. 뒷마당에 있는 나무입니다. 한 15미터 정도 될거 같네요. 가지 전체가 하얗게 변했습니다. 이렇게 얼음꽃이 핀것을 전 참 좋아합니다. 가까이서 보면 더 예쁘지요. 근데 이번에 내린 얼음비(? 영어로 freezing rain이라 부릅니다)는 타격이 정말 컸습니다. 가지에 얼음이 엉겨붙어 너무 무거워지는 겁니다. 저희 집 옆에 평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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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ode 2007/10/15 17: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 여름에 평소 내리던 지하철 역 이전 역에서 내린적이 있었습니다.
    (ㅠㅠ 딴 생각하다가 내렸더니 이전 정거장이더라는)
    한 정거장의 거리를 처음 가보는 골목길을 걸어서 집까지 왔더랬습니다.
    모든 집들이 문을 활짝 연 채였고 집들이 개인 프라이버시와는 상관없이 지어졌기 때문에 메리야스차림의 가족들을 한집을 지나칠때마다 봐야 했습니다.
    더군다나 다가구 주택들이 많았기 때문에 1층도 지하도 2층도 고스란히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방울방울 땀과 녹을것 같은 날씨 때문에 신경은 극도록 날카로왔는데다가 형광등 테레비젼 그리고 열린 문사이로 널부러진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정말 숨막힐것 같았던 것은 이런 상황속에서 바람이 전혀 불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상스럽게도 멈춰진것 같은 공기.
    숨이 턱하니 막히더라고요. 그렇게 그 길들을 지나 집 근처의 골목을 빠져나와 길을 돌았을 때 막혀 있던 공기의 흐름이 그리고 잠깐 바람이 그 자리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왜 길을 돌자마자 달라졌는지 저는 금새 알 수 있었습니다.
    근처 초등학교에 심어져 있는 나무들이 돌아서 나온 길을 따라 쭈욱 있었기
    때문입니다.
    골목을 하나로 날씨가 달라질리가 없을테니 그것은 분명 나무의 이유였습니다.
    나무 한그루가 환경이라던가 엘 니뇨라던가 그런것은 모르겠습니다만
    최소한 인간이라는 이유로 누려야 하는 자연스러움을 잃지 않는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공기가 막혀 있는 듯한 길에는 단 한그루의 나무도 없었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가난한 사람의 동네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가난하니까 굶어 죽지 않을 쌀을 보내는것도 중요하지만 나무를 심는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환경은 먹는것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환경을 지키는것은 한그루의 나무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환경을 지키는것이 아니라 환경이 우리를 지키는 것입니다.

    • BlogIcon inuit 2007/10/15 22: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말만 들어도 느낌이 전해오는 생생한 글이군요.
      도심속의 나무가 시각적, 정서적으로도 중요하지만,
      cooling 효과도 무시 못하겠어요.
      창덕궁에 보면, 기하와 음지양지를 이용한 자연 바람 시스템이 있습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법을 조상님은 아셨는데 말이지요.

  2. BlogIcon 엘윙 2007/10/15 2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inuit님과 mode님께서는 소중한 경험을 갖고 계시는군요.
    저는 무심한 사람이라 그런지, 비교적 환경피해가 없는 곳에서 자라서 그런지 그런 기억이 없군요.
    예전에 본 "환경의 역습"이라는 다큐멘터리가 생각납니다. 그런걸 주기적으로, 의무적으로 방송사에서 보여주면 좋겠어요. 잠깐이었지만 그걸 보고 진지하게 걱정했습니다. 인류의 미래를 말이죠. ㅎㅎ. 안어울리죠?

    • BlogIcon inuit 2007/10/15 2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고보니, 엘윙님 고향에 큰 재해가 기억나지 않는군요.
      지리산 폭우는 엘윙님 상경후의 일일테고..
      축복받은 땅 같아요. ^^

  3. BlogIcon Justin 2007/10/15 22: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구 온난화 문제에 있어서도 많은 South(주로 개발도상국들을 칭합니다) 국가들은 North 국가들이 그동안의탄소 팍팍 배출하며 환경파괴 해놓고 얻은 이득으로 지금의 위치를 차지하고서는, 이제와서 경제적, 기술적 여력이 부족한 South 에게 그 책임을 전가시키고 있다고 느끼는게 큰 문제겠지요. (일리는 있어보이는) 그나마 시장 원리가 포함된 쿄토 프로토콜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안중 하나라고 생각되는데..미국같은 강대국이 이럴때는 좀 강제적으로 이끌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근데 되려 미국이 이렇게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으니 부시가 참 밉군요;; 선진국과 개발 도상국 모두 문제에 봉착해 있는거 같네요.그런 면에서는 앨 고어가 다시 대선출마했으면 하는 생각도 드네요.

    • BlogIcon inuit 2007/10/15 2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도 그렇지요.
      교토의정서가 좀 과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관건은, 앨 고어씨가 대선에 나올 경우입니다.
      미국내의 반응과 세계의 반응이 엇갈리지 않을까 생각해요. ^^

  4. BlogIcon astraea 2007/10/15 23: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역시 inuit님도 멋진 글을 올려주셨네요=)

    오늘 보니.. 미국 블로거들은
    전기 하마, 앨 고어의 수상을 비판하는 이야기도..ㅋㅋ

    • BlogIcon inuit 2007/10/15 23:26  댓글주소  수정/삭제

      astraea님이 알려주신 덕이지요.
      고맙습니다.

      좀더 활발히 선전하고 다니셔도 좋았을듯. ^^

    • BlogIcon astraea 2007/10/15 23:30  댓글주소  수정/삭제

      선전하기가 엄해서^^;
      어케 방법이 없더라구요
      메타에 등록된것도 아니고
      딱히 그렇게 홍보할 공간이 있는것도 아니고
      생뚱맞게 댓글마다 달 수도 없고~_~;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배너라도 맨위에다 달걸..하네요;
      배너를 너무 구석진데 달았던듯..ㅠ

    • BlogIcon inuit 2007/10/15 23: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메타에 없으면서도 영향력있는 블로거잖습니까. ^^
      배너 위치는 눈에 안띄었던 것 같네요.
      그래도 저랑 이승환님 둘은 엮으셨으니 성적이 좋으십니다. ^^

    • BlogIcon astraea 2007/10/16 00: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담부터는 이런 좋은건 디자인을 무너뜨려서라도..
      를 고려해야겠어요
      큰 레이아웃 유지를 하려다보니
      섣불리 메인윗부분 배치가 힘들더라구요ㅠㅠ;

      말씀하신대로
      영향력과 함께 좋은 포스팅으로 손꼽히는
      inuit님,이승환님이 참여해주셔서
      나름대로 성과는 있었던거 같아용..히히

    • BlogIcon inuit 2007/10/16 23:18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최소한 저나 승환님은 attention한다는 뜻이었습니다. ^^;

    • BlogIcon 이승환 2007/10/16 23:52  댓글주소  수정/삭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블로고스피어에서 가장 의미있는 이벤트였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영어만 안 썼으면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지 않았을까요 -_-?

    • BlogIcon inuit 2007/10/17 0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흐흐흐.. 언어의 장벽..
      승환님 말처럼 장애요소였을지도 모르겠네요. ^^;

  5. BlogIcon 오픈검색 2007/10/16 23: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며칠전에 일본의 TV에서 위의 사진과 같은 모습을 동영상을 보여 주면서 ice storm을 소개하는 프로를 하더군요, 보면서도 서늘한 느낌이 들었는데 직접 현장에 계셨다니 엄청난 경험을 하셨군요.

    위의 현상이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도 일어날수 있다고 하니 환경파괴 주범인 인간의 한명으로서, 자기 목을 자기가 죄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의 무지는 눈앞에 닥치지 않으면 모른다는데 커다란 문제가 아닌가 싶군요, 반성합니다^^;;

    • BlogIcon inuit 2007/10/17 00:13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일본에서 방송되었나보군요.
      식구가 함께 있었으면 많이 걱정했을 상황이었긴 합니다.

      그런데, 일본은 자연재해에 좀더 민감하지 않나요?
      우리나라는 비교적 재해에 무심해도 좋은 환경이었는데,
      이제 좀 상황이 안좋은듯 합니다.

  6. BlogIcon grace 2007/10/17 11: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종이컵과 은박 도시락이 나오는 TV 광고 캠페인이 나오죠.
    참 인상 깊어서.. 회사에서도 종이컵 대신 머그컵을 닦아 쓰게 되고
    할 수 없이 쓴 종이컵 같은 건 두세번 쓰게 되더라구요.
    환경파괴는 아주 작은 일에서 시작되는 것 같아요.

    • BlogIcon inuit 2007/10/17 2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grace님처럼 작은 부분을 실행하는 그 마음씨에서 모든게 출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항상 반듯한 grace님. ^^

  7. june 2007/10/19 23: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봄에는 황사가 심각해졌고 여름은 지나치게 덥죠. 가을에는 태풍이오고 겨울에는 따듯하네요.
    어릴때 환경다큐를 보면서 어린맘에 겁먹고 "나죽기 전엔 저럴일 없을꺼야"하던 자기 위안도 이제는 소용이없네요 ㅠ

    • BlogIcon inuit 2007/10/20 07:30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번 가을만해도 그래요.
      10월초까지 그리 덥다가, 가을을 느낄 틈도 없이 오늘은 춥습니다.
      환경이고 뭐고간에, 봄과 가을의 그 경쾌한 느낌을 만끽하지 못하는게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