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ers in heaven

Travel 2007/09/13 20:14
다음 출장지는 뮌헨이었습니다. 법인에 들러 일을 봤습니다.
뮌헨이 처음은 아닌데, 아무래도 현지 법인이 있으니 훨씬 낫더군요. 지역에 더욱 깊숙히 다가갈 수 있다는 점 말입니다.

독일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단연 맥주입니다. IFA 전시장에서, 아침 10시도 안된 시각에 젊은 여성이 길에서 병맥주를 콜라 마시듯 홀짝이는 모습에서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아침에는 모닝 커피하듯 맥주를 마시고, 점심에 음료를 곁들이듯 맥주를 마시고, 저녁에는 식사로 맥주를 한잔하는 독일사람들입니다. 단지 맥주를 사랑하는 정도가 아니라 삶 그 자체이지요.

지역마다 의견의 차이는 있지만, 독일에서 가장 맥주가 맛있다는 뮌헨입니다. 제 개인적 경험으로는 확실히 그렇습니다. 우리가 통상 보는 갈색 보리맥주인 Pils, Pilsner는 Beck's의 본고장 하노버를 비롯해 독일 북부 지역이 강세입니다. 매우 깔끔하고 쌉쌀합니다. 반면 뮌헨 같은 남부지역은 Weißbier, Weisen, Hefeweisen 같은 밀맥주가 대단히 맛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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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청에 닿는 느낌이 부드럽고 입안에 머금는 질감과 코에 맴도는 향도 우아합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사죽을 못쓰는 맥주이기도 합니다. 그 외에 Dunkles, Dunkel이라는 흑맥주도 있는데 제게는 last choic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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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의 본고장 뮌헨이니 일과 끝날때마다 맥주를 한잔씩 같이 하게 됩니다. 특히 뮌헨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족발요리인 학센(Haxen)이 유명하지요. 멀컹한 베를린 족발(Eisbein)과 달리 오븐에 익힌 겉이 바삭해서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도 아주 잘 맞습니다. 간이 약간 짠 문제가 있습니다만, 이번 여행에서는 모두 입에 맞는 음식이 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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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가 대중연설을 했다고 알려져 있는 Hofbräuhaus (호프 브로이하우스)입니다. 시내 곳곳에도 호프브로이하우스 맥주를 떼어다가 파는 술집이 많습니다. HB라는 마크가 달려있지요. 맥주 맛이 좋지만 최강은 아닙니다. 그리고 중심가인 마리엔 광장의 호프는 관광객이 주를 이루는, 즉 보여주는 술집입니다.

매우 즐겁게 어울리고 놉니다. 노래도 함께 신나게 부릅니다. 정말 영화에서 보아 상상하던 독일 호프집 분위기가 납니다. 다만, 너무 영화 같아 앞잡이가 아닌가 의심스러운 정도지요. 대낮부터 거나한 기분으로 허물없이 어울리고 노래부르는 모습을 보니, 히틀러가 대중 선동하기가 그리 어렵진 않았겠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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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점은, 선반에 개인잔을 맡길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맥주 애호가들 답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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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좋아했던 호프는, 맛에서 최강인 Augustiner입니다. 뮌헨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라고 합니다. 1328년에 세워졌다니 고려말 즈음이네요. 어찌나 맛있는지 한번 더 들렀습니다. 웬만해서 여행지에서 같은 곳 두 번 안가는데 말입니다.

첫 번 간 곳은 Augustiner-Keller입니다. Keller는 창고라는 뜻인데 10년이 지나면 잊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맛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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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티너 공장 한켠에 만들어진 술집입니다.
둘째번에 갔는데 완전 현지인들만 오
는 곳이었습니다. 하나의 큰 원탁에 좁게 끼어 앉아 맥주를 마시는 시스템입니다. 서로 금방 친구가 되어 떠들고 즐기는 스타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전에나 보던 분위기지요.

제 옆에 있던 친구들은 아우구스티너 맥주 공장 근로자들인데 무척 순수했습니다.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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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이 맥주를 좋아라 마시는게 너무 신기하고, 뮌헨 맥주를 사랑하는게 너무 기쁜 사람들입니다. 지분거리는 농담에 낄낄거리고 계속 건배에 어깨걸고 사진찍고 신기하다시피 재미나게 놀았습니다.
흑맥주를 시키면 너무 강해서 머리아프니 순한 맥주 시키라 참견하고, 혼자 홀짝 마시면 짐짓 엄한 얼굴로 제지를 합니다.
우리 Bavaria에서는 혼자 마시는거 아냐. 같이 건배해~
어쩌면 맥주 자체보다 맥주정신, 뮌헨느낌을 더 진하게 전해준 고마운 친구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맥주와 삶을 즐기는 넉넉한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고, 맥주에 더 강한 애착을 느끼고 돌아온듯도 합니다.
전반적인 느낌이 정말 맥주 천국입니다. 말 그대로 맥주가 많고, 맛나고, 일상입니다. 게다가 대낮부터 식사와 곁들여 음료로 마시는 버릇이 일상화되어 있다보니, 세상 그리 각박하게 느끼지 않고 사는 듯한 생각마저 듭니다.


곧 Oktoberfest라고 합니다. 독일 전역은 물론 유럽에서 다 뮌헨에 모입니다. 한달 남짓한 기간에 능력있는 웨이터는 1년치 봉급을 벌고, 뮌헨 시는 1년치 재정수입을 얻는다는 그 초대형 맥주 축제입니다.

맥주 애호가로 중요 행사를 앞두고 뮌헨을 뜨는 기분이 섭섭은 하지만, 언젠가 가 볼 인생의 작은 목표하나 만든셈 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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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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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태현 2007/09/13 21: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뮌헨에 가면 호프브로이하우스죠!
    가뜩이나 주량도 약한데, 우리나라 맥주보다 도수가 높아서 멋모르고 1000CC 마시다고 대낮에 헤롱헤롱 다녔던 기억이 가득합니다. =)

    • BlogIcon inuit 2007/09/14 07:06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쩌자고 maß 잔으로 마셨단 말입니까.
      그래도 여행중이었으면 힘 나서 다니는데 도움이 되었겠네요. ^^;